본문 바로가기
일상

물생활이 주는 행복, 8년간의 물생활

by 심심한 대학생 2022. 12. 9.
728x90
SMALL

 관상어에 대해 전혀 아는 것도 없고 관심도 없던 나에게 관상어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정말 우연이었다. 때는 2014년 마트에 볼일이 있어 갔던 누나가 마침 무료 나눔 하는 구피를 보고 농담 삼아 나에게 했던 말이 시작이었다. "물고기 받아갈까?" 처음 이 말을 듣고 아무 생각 없이 "그래!"를 외쳤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새로운 관심거리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 집에 온 구피 두 마리, 처음 보고 이쁘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 당시에는 암컷, 수컷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관상어에 대해 무지했기 때문에 적절한 준비도 해주지 못한 채 구경만 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하고 좋았다. 이렇게 내 물생활은 시작되었다.

관상어를 키우고자 할 때 같이 생각나는 건 당연 어항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 접하게 되는 어항은 아마 이미 세팅되어있는 마트 어항이 아닐까 싶다. 물론 나도 마트에서 파는 50,000원짜리 풀세트 어항으로 시작했다. 그 어항에는 측면 여과기, 흰 자갈, 플라스틱 장식품들로 꾸며져 있었다. 당시에는 내가 준비한 어항에 들어가 헤엄치는 물고기의 모습을 보며 만족스러워했다. 추가로 다른 종류의 구피들을 구매해 넣어주기까지 했다.
하지만 구피들은 얼마 가지 못해 죽어가기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얘기이다. 생물학적인 여과기능이 없는 측면 여과기와 겨울인데도 히터 하나 없는 환경과 물잡이조차 하지 않았으니 죽는 게 당연하다. 구피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는 것은 학생이었던 내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주변에 관상어를 기르는 사람도, 마땅한 수족관 하나도 없던 동네였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가야 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관상어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고 관상어 카페부터 시작해 사람들이 올린 관상어에 대한 모든 글들을 읽기 시작했다. 처음은 당연히 어려웠다. 관상어를 키우기 위해 필요한 어항이라는 큰 틀 안에서도 여과기, 히터, 기포기, 조명, 수초, 바닥재 등... 키우는 사람에 따라 들어가는 것들도 그에 따른 종류들도 천차만별이었다. 그렇게 얻은 정보들을 토대로 어항을 세팅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나름 성공이었다. 구피들도 죽지 않고 밥도 잘 먹고 새끼도 낳아주었다. 처음 구피 치어를 봤을 때의 기분은 잊히지 않는다. 분명 물고기 모습을 하고 있지만 밥풀만큼이나 작고 아담한 모습은 귀엽고 신기했다. 너무 행복했다. 물생활에 있어 느낄 수 있는 행복 중 하나를 처음 느껴본 것이다. 더 잘 키우고 싶고 더 많은 관상어를 키워보고 싶었다. 그런 물생활에 대한 매력과 설렘이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것 같다.

 

728x90

 

 

SMALL

 

 여전히 물생활은 즐겁게 하고 있다. 매번 새로운 물생활 용품들이 출시되는 것을 보는 것 또한 재미있다. 과거에는 어항이든 여과기든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각자 취향에 따라 제품을 선택한다. 나 또한 매번 새로운 용품들을 보면서 "사용해볼까?" 하는 행복한 고민들을 하곤 한다. 물생활의 대표적인 매력 중 하나는 '물 멍'이라 생각한다. 요즘 유행하는'불 멍'처럼 '물 멍' 또한 나름 매력적이다. 어항을 보며 자유롭게 헤엄치는 물고기들과 물소리, 물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빛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도 편해지고 잠시 모든 걸 잊은 듯 멍 때리게 된다. 확실히 '물 멍'을 하고 있으면 잡스러운 생각이 사라지고 졸음이 온다. 덕분에 밤마다 잠 못 잤던 나에게는 큰 도움이 됐다.

 내 능력이 되는 한 물생활은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 눈에는 단순히'물고기 키우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수 있겠지만, 학창 시절 마음에 안정을 찾아주고 지금까지도 무언가에 열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물생활은 나에게 정말 큰 의미가 있다. 아직 해야 할 일도 많고 경제적인 능력도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하고 싶은 물생활 마음껏 하며 살고 싶다.

728x90
LIST

댓글